
일단은 전의 요리 글에서 나는, 혼자사는 사람이 바쁘더라도 요리를 직접해서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막상 요리를 해먹더라도 사회의 속도에서 빠져나와 나만의 요리시간으로 느려져야 한다고도 주장하였다.
여기에 나는 하나를 추가하려고 한다.
포슬포슬 갓 지은 밥과 나만의 일품요리는 정말로 정감있고 따듯하다는 것을 말이다.
이에 나는 그동안의 나의 혼자만의 노하우를 공개하고자 한다.
시작으로, 막상 요리를 하다보면 알게되는 것이 '재료관리'다.
혼자서 요리를 하다보면 파, 양파, 청양고추, 당근, 오이, 애호박, 등의 재료관리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파는 대충 보름, 양파도 보름, 청양고추는 일주일, 당근은 20일, 양배추는 7일, 오이는 3일, 애호박도 3일, 두부도 3일쯤.
아무리 일반적으로 보관을 하더라도 이 기간쯤이 지나면 재료의 상태가 좋아지지 않기 시작한다.
따라서 나는 양파는 어쩔 수 없이 버틸때까지 버티지만 썩으면 결국 버리게 된다.
청양고추와 파는 썰어서 냉동보관을 하고 필요할때마다 잘라서 요리에 넣으면 된다.
당근이란 재료는 너무나 좋아서 길게 보관을 해도 상태가 그리 나빠지진 않는다.
단, 오이만은 재료보관 기간이 너무 짧아 빨리 먹어야 한다.
어쩌면 생오이를 씹어 먹어야 할 수 있다.
그리고 애호박은 3일 이상이 지나면 흐물흐물해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빨리 먹어야 한다.
두부는 조금더 오래 있어도 되지만 그래도 빨리 먹는 것이 좋다.
혼자서 밥을 먹으려면 이렇듯 재료관리란 노력을 해야한다.
다음으로, 요리의 선택방법이다.
1. 김치찌개, 된장찌게, 청국장을 먹고 싶어 하는 경우.
2. 라볶이나 떡볶이를 먹고 싶을 경우.
3. 쏘세지나 햄을 먹고 싶을 경우.
4. 국수를 먹고 싶을 경우.
5. 수육을 먹고 싶을 경우.
정도가 있다.
1번 메뉴에서의 공통 재료는 두부다.
일단은 1번 메뉴를 먹고 나서는 한 번은 포슬포슬한 두부부침을 먹어야 할 수 있다.
그런데 된장찌개나 청국장을 먹을 경우 애호박이란 재료가 생긴다.
따라서 며칠 뒤에는 애호박전을 먹어야 할 수 있다.
그리고 두부부침을 먹게 되면 양념간장이 나오게 되어서 물국수를 먹거나 비빔간장국수를 먹어야 할 수도 있다.
이럴때는 물국수를 삶고, 물국수용 멸치육수를 내고, 멸치육수를 끊인 물에 당근과 애호박을 썬 것을 그대로 끓여 익히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2번 메뉴에서의 공통재료는 사각어묵이다.
따라서 메뉴를 먹고 난 뒤, 오뎅탕이나 오뎅볶음을 먹어야할 수 있다.
아직 오뎅탕은 시도해보질 못했다.
오뎅볶음이야 간단하다.
오뎅을 넣고 당근과 양파 썬 것을 조금 익힌 뒤, 간장을 한 숟가락정도 둘러서 섞다가 고추가루를 살짝 뿌리면 완성이다.
불이 너무 세면 고추가루가 타니 조심해야 한다.
3. 3번 메뉴에서는 소세지가 많이 남는다.
혼자서 살면 비엔나 소세지를 많이 사게 되는데 제품을 뜯고 한 두개 정도 반으로 잘라 라면에 넣어 먹으면 라면이 맛있어진다.
그리고 요즘에 시도 하는 것이 부대찌개다.
여기에서는 콩조림캔이 부산물로 발생하는데 캔 제품이므로 따로 덜어놓아도 오래갈 것 같다.
4번메뉴에서 국수를 먹고 싶을 경우 국수를 해 먹으면 된다.
그런데 애호박이 남아 며칠내로 애호박전이나 애호박볶음을 해 먹으면 된다.
5번 메뉴의 수육을 먹고 싶을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양이 문제다.
압력밥솥도 있어야 하고, 고기를 사면 무조건 한근이라 두 번 해먹어야 한다.
따로 반근정도 산다면 쉽게 해 먹을 수 있다.
여기까지가 그동안 나혼자산다를 시전하여 나혼자 요리해 먹는 법을 소개해 보았다.
막상 요리를 시작하면 재료관리가 정말 힘들다.
매일같이 먹고 싶은 요리를 하기에는 아직 나의 형편이 좋질 못하다.
위의 메뉴들 조합으로 아마 1년을 살아온 것 같다.
중간에 간간히 외식하고, 혼자서 요리해 먹고싶은 것을 참으며 묵묵히 요리를 해보았다.
사실 혼자서 수육을 해먹기에는 너무 무겁다.
하루에 한 번은 외식하고, 귀찮으면 라면 먹고, 그러다가 먹고 싶은 게 있으면 해먹는 생활을 하고 있다.
요리를 하게 되면 재료 관리, 직접 조리, 양념하는 법 등을 익힐 수 있게 된다.
나도 나만의 요리시간으로 세상살이의 속도가 늦추어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멋진 요리를 완성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요리를 했는데 정말로 맛나게 했다가도 추가로 양념을 하면 더 맛있을 것 같아 시도했다가 요리도 망쳐봤고, 요리가 거의 타기직전 까지도 가봤고, 칼질을 하다가 손톱도 잘려보았다.
요리를 할 것이라면 칼 조심을 꼭 하길 바란다.
그거 외에는 요리는 지켜만 보아도 운치 있다.
그리고 하나 알게된 것이 있는데 혼자서 요리를 해 먹으면 요리가 성공하지 않은 이상, 내가 한 요리는 별로 맛이 없다는 것이다.
요리가 정말로 잘 되면 내가 먹어도 어느정도 맛있게 먹을 정도가 된다.
하지만 조금 실패를 하면 '먹어줄'정도가 되니 문제다.
아마 요리를 하며 냄새로 적응이 되어 맛이 덜 느껴지는 것 같다.
아무튼 요리는 매력적이다.
오물조물하며 요리를 어느정도 자신있게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요즈음은 정말로 외식물가가 높다.
이 비용이 아쉽다면 물가가 비싼 음식을 시도해 보면 된다.
삼겹살 한근이 2만원 정도인데, 밖에서 사먹으려면 200g에 2만원.
이래서는 직접 요리해 먹을 수 밖에 없다.
아무튼 지금까지 내가 요리하려고 노력한 결과값을 너무나 간단하게도 풀어서 적어보았다.
조금 더 가다듬고 요리책으로도 만들고 싶지만, 나의 형편이 그리 좋질 않는다.
세상에서 백수로 살아가기란 이렇게도 힘들다.
모두들 세상의 속도에서부터 느려져서 쉴 수 있는 속도가 된 이후에, 직접 요리를 해서 나만의 만찬을 즐기길 바란다.
모두들 화이팅이다.
ps. 카레도 있었다.
그리고 김치찌개엔 고기도 들어간다.
고기는 소분해서 냉동하면 된다.